하수구의 제왕 1566-1038 사람만 소통하나요, 배관도 소통해요

현대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사람 사이의 분쟁거리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아파트나 빌라, 상가 건물에서도 누수나 하수구 막힘, 하수구 역류 등의 이유로 소소한 분쟁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이럴 때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비가 있습니다.

바로 배관 내시경 입니다.

배관 내시경을 통해 빌라의 1층에서 발생한 하수구 역류가 알고 보니 5층에서 실수로 변기로 떨어트린 장난감이 원인이라던지, 아파트 우리집 천장에 생긴 물자국이 위층의 하수구가 역류해서 생긴 것이라던지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특히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배관의 내부를 내시경 카메라가 대신 들어가서 촬영을 해주니, 문제의 원인을 작업자의 경험이나 감에만 의지해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성북구의 한 상가건물 1층에 입점한 의류 매장의 사장님께서는 어느 날 매장 바닥 한 쪽에서 물이 새는 현상을 발견하셨습니다. 

전혀 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의아하게 여긴 사장님은 결국 벽을 뜯어보기까지 하셨는데 벽 속에는 엄청난 악취와 함께 물이 고여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2층이나 3층에서 사용한 물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하신 1층 사장님과 건물주 및 2,3층의 사장님들께서는 저희에게 배관 내시경 촬영을 요청하셨습니다. 눈으로는 직접 볼 수 없는 배관 내부를 보고 싶으셨던 것이지요.

현장에 도착해서 우선 건물의 전체적인 배관 구조를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2층과 3층에서 각각 배수 테스트를 해보므로 문제가 발생한 지점을 좁혀나가기로 합니다.

그 결과 3층이 아닌 2층에서 사용한 물이 1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2층 사장님의 흔쾌한 동의 하에 싱크대 하수관을 점검해보기로 합니다.

각 층에서 사용한 물이 어떻게, 왜 1층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원된 장비는 역시 배관 내시경입니다.

배관 내시경으로 1층 매장까지 촬영하는 상태에서 2층과 3층에서 차례차례 배수를 하여 1층 매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였습니다.

그 결과 저희의 예상대로 3층이 아니라 2층에서 물을 사용할 때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2층 매장의 싱크대에서 물을 흘려보내면 원활히 소통되지 않고 물이 점점 차오르는 것이 카메라에 포착되었습니다. 이는 이물질로 인한 막힘 때문인데요 실제로 하수관의 약 3.2미터 지점에 다양한 이물질이 막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철 조각 등으로 추정되는 이 이물질로인해 물이 시원하게 내려가지 못하고 아주 천천히 배수되는 현상이 발견되었으며 만약 다량의 물을 한꺼번에 흘려보내면 이는 곧 역류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문제 발생 지점과 문제의 원인이 촬영된 배관 내시경 영상은 건물주 및 세입자 분들에게 전달되었고 이를 근거로 분쟁 없이 책임 여부를 원활히 파악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잘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