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랑이 일을 끝내고 집에와서 해 준 얘기가 참 재미지더라구요.

어느 모텔의 욕조가 막혀서 가봤는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더랍니다.

분명 욕조에는 물이 빠지지 않아서 가득 차 있는데 욕조가 연결되어 있을 배관(아래층 천장을 통해서 확인함)에는 아무것도 없더랍니다.

신랑이 이쪽 일 한지도 벌써 꽤 되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겪었는지 내시경으로 배관을  촬영한 동영상까지 저한테 보여주며 신이나서(?) 얘기해주더라구요.

동영상을 보니 욕조 물 내려가는 구멍으로 내시경을 넣었는데 배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왠 시멘트와 타일 바닥이 나옵니다.. 잉?? 이상하다??

 

보통 욕조는 이런 구조로 생겼지요. (그림을 양해바랍니다;;;;)

 

<좋은 예>

 

욕조에 담긴 물이 빨간 배관을 통해서 밖으로 배출이 되는거죠. 우리눈에는 안보이지만. 그러니까 욕조 물 배출 구멍으로 내시경을 넣으면 당연히 바닥에 연결되어 있는 배관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현장에서는 배관 내시경 촬영을 해보니 저 빨간 주름진 관이 바닥에 뚫려있는 배관 구멍으로 연결이 안되어 있더라는 겁니다.

 

<나쁜 예>

 

그러니 욕조에 있던 물은 고대로 욕조와 욕조 받침대(?) 사이로 빠져 버리고 거기에도 꽉 차면 욕조의 물이 더이상 빠지지 않는거지요.

그래도 배관이 있으니 물이 빠지지 않겠냐구요? 물론 그래야겠지요!

그런데... 이번 케이스는 설상가상으로... 물을 배출시키는 저 배관도 막혀있더랍니다.

 

이 일을 의뢰한 곳이 모텔이었는데 한달 전 리모델링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눈으로 얼른 드러나지 않는 이런 문제가 숨어있었고 리모델링 후 한 달 정도 지나서..(이미 많은 설비업자가 다녀간 모양이었습니다;;) 문제와 원인이 확실히 드러나게되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서 느낀 것이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의뢰할 때는 A/S의 기간이나 범위까지도 꼼꼼히 문서화 시켜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친구 중 하나도 신혼집으로 아파트를 리모델링 했는데 들어가서 살면서 보니 화장실 수납장이 균형이 안맞고 들떠있더랍니다.

교체를 요구했는데 이 업체측에서는 이 일이 워낙 사소한 일로 느껴졌는지 직접 와서 수납장 새거 가져가라고 했다더라구요. 꼼꼼한 A/S라고 보기엔 좀 떨떠름 하지요. 게다가 신혼집인데!!!!

 

아무튼 이 모텔 사장님은 다행히 문제와 원인이 한 달 안에 파악이 되었으니 리모델링 업체로부터 무상A/S를 받을 수 있었나 봅니다. 또 이 덕분에 모텔 사장님은 아래층 천장에 물 번짐 현상의 원인도 잡아내게 되었구요. 물론 이번 일에는 신랑이 찍은 배관 내시경 동영상이 증거물로 한 몫 톡톡히 했지요~!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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